2023년 올해는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있는 해이다. 재정계산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국민연금 재정 건전성 평가와 발전적 방향 제시를 위해 1998년에 도입되었고 5년마다 실시된다. 국민연금 제도가 받는 일종의 ‘건강검진’으로 비유할 수 있다. 지난 9월 1일에는 재정계산위원회 논의 내용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재정계산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가장 화제가 되는 건 역시 국민연금 기금 소진이다. 재정계산위원회는 현 제도에 변화가 없다면 국민연금 기금 소진 연도가 직전(2018년 제4차 재정계산) 추계인 2057년에서 2년 앞당겨진 2055년이 된다고 추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추계 결과나 기금 소진 우려에 앞서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과연 우리가 국민연금에 대해서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느냐의 문제다.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가 연금개혁을 위한 건강한 논의를 방해하지 않도록 국민연금을 둘러싼 대표적인 질문과 답변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첫째, 국민연금을 의무적으로 꼭 할 필요가 있느냐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내 노후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자유주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같은 사회보험을 왜 의무적으로 하게 할까? 그건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노후, 건강, 실업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개인 각자가 알아서 대처하는 것 보다 모든 국민이 가입하여 사회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이 우리보다 먼저 도입했고, 전 세계 국가 중 97%에 해당하는 186여 개국에서 국민연금을 시행하는 이유이다. 보편적 제도를 통해 누구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불평등이 덜 한 사회가 더욱더 자유롭고 풍요롭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둘째, 내가 내는 것보다 적게 받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다. 이 글을 통해 확실하게 얘기하지만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는 평균적으로 내는 돈의 2배 이상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참고로 국민연금의 내는 돈, 즉 보험료율과 받는 돈, 즉 소득대체율(급여율)은 국민연금법에 정해져 있다. 기금이 소진되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내는 돈보다 많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금개혁 얘기가 나올 때마다 보험료율 상향이나 수급연령 조정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셋째, 국민연금이 기금 투자를 잘 못해서 많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오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코로나가 한참이었던 작년 한 해에만 80여 조원의 손실을 봤다. 세계 유수의 연기금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런데, 2023년 1월∼6월까지 6개월 만에 84조 원의 수익을 거뒀다.
작년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1988년 이래 535조 원의 수익을 거뒀고, 2023년 6월말 기준 기금적립금은 983조 원이다.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는 단기적 수익 여부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장기적 시각에서 수익을 봐야 하고, 국민연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장기 투자자다.
마지막으로 기금이 소진되면 연금을 못 받는다는 오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금이 소진되어도 연금은 반드시 지급된다. 연금수급권은 법률에 의해서 보장된 권리이다. 안정적, 지속적으로 연금이 지급되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며, 국가가 존립하는 한 연금은 반드시 지급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세대는 물론 연금을 내고 있는 중장년 세대, 청년세대, 그리고 자녀세대, 심지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세대와도 연관된, 전국민이 이해관계자인 제도이다. 그래서 그만큼 연금개혁이 어렵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물론 미래세대를 위한 일인 만큼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온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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